한국 전문가에 따르면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이 위협받는다는 우려에 공황 사태가 일어났다.
김외현 암호화폐 전문 기자는 한겨레 기고문에서 국내 거래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비트코인 투매에 나선 핵심 이유 네 가지를 제시했다.
계엄령 선포에 ‘암호화폐 대란’
김 기자는 “여러 구조적 문제”들이 동시에 작용하며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언급했다.
지난 3일 밤 10시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업비트·빗썸 같은 플랫폼에서 거래량이 급증했다.
암호화폐 거래자들은 다음날(4일) 새벽에도 비트코인 매도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시켰고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자 매도세는 갑작스레 중단되었다.
그 이후 거래량은 약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 8일, 국내 언론들은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검찰이 윤 대통령을 “내란죄” 혐의로 체포하려는 시도에도 시장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김 기자는 윤 대통령의 “황당한” 계엄령 선포가 “실시간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고 썼다.
비트코인(BTC) 가격은 한국 대형 거래소에서 최대 30%까지 폭락했으며 당시 해외 플랫폼에서는 약 9만 6000 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The leader of South Korea’s ruling People Power Party says that Prime Minister Han Duck-soo will manage the nation’s affairs as the country deals with the fallout from a political crisis sparked by President Yoon Suk Yeol’s bungled martial law. https://t.co/trWbLHg1yk
— Bloomberg (@business) December 8, 2024
‘불확실성과 불안감’
김 기자는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첫 번째 주요 요인으로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꼽았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자산 동결이나 거래소 운영 중단 같은 추가 규제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암호화폐 투자자 홍씨는 인터뷰에서 “자느라 몰랐다”라고 말했지만 그의 지인 몇몇은 [비트코인을] 매도했다고 말했다:
일어나서 [암호화폐 관련 채팅 앱] 메세지를 확인했는데 몇몇 사람들이 토큰을 현금화한다고 하자 다른 사람들도 그래야겠다고 말했어요. 몇몇이 매도한다고 하니 다들 동요된 것 같더라구요.
The Special Prosecutor’s Office said Sunday that President Yoon Suk Yeol is now a suspect facing potential charges of insurrection and abuse of power.https://t.co/WdqVq7ef5j
— The Korea Herald 코리아헤럴드 (@TheKoreaHerald) December 8, 2024
한편 김 기자는 한국 시장의 “구조적 특성”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달리 한국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는 시장이 뉴스와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 구조라는 것을 의미한다.
‘악순환’
김 기자는 거래소 접속 장애 또한 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일 늦은 시간에 “많은 투자자들이 업비트, 빗썸 등 주요 거래소 접속 장애를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겼고, 간헐적으로 주문이 가능할 때마다 급매도가 쏟아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폭락장 때마다 고질적으로 일어나는 일인데 고쳐지지 않는다.
한국의 암호화폐·주식 거래 관련 온라인 포럼은 빗썸과 업비트의 “다운” 사례를 정리해놨다.
한 투자자는 30% “급락” 때 “구매”를 시도했지만 빗썸의 사이트가 다운되어 “더 이상 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는 보유 자산을 “저가”에 매도했다고 말했다:
너무 급하게 행동한 것이 후회됩니다. 밤 늦게 갑작스런 뉴스였어요.
US calls for 'proper' functioning of democratic processes in S. Korea after scrapped impeachment motionhttps://t.co/VIVbwGL1WC
— The Korea Times (@koreatimescokr) December 8, 2024
시장 조성자 부재
한편 김 기자는 지난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이후 “시장 조성 활동이 금지”됐다고 언급했다.
증시에서는 합법인 마켓 메이커의 시장 조성 행위가 코인 시장에서는 “불공정거래”로 간주된다.
따라서 더 이상 “호가 간격을 촘촘하게 메워 변동성을 완화”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마켓 메이커는 매수·매도 호가를 동시에 제시하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격 급등락의 가능성을 줄여준다. 급매도 상황에서도 이들이 매수 호가를 제시하면서 완충 역할을 했다면 가격 하락 폭이 이처럼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